申論題內容
(1)그는 극장 출입구 앞 빈 의자에 거의 눕듯 상체를 기대고 있었다. 손발을 벌
벌 떨면서 가슴을 움켜쥐곤 후후, 후후훅 숨을 가쁘게 몰아쉬고 있었다. 이상
하다. 나는 오래전부터 그 모습을 지켜보았던 것 같다. 십분만 참아, 속으로
말했다. 한때는 시속 백십 킬로미터로 날아오는 공을 막아냈던, 지금은 공황
장애로 자꾸만 제 가슴을 쥐어 뜯고 있는 그의 커다란 손을 내 손으로 움켜
잡았다. 고통을 참아내는 그에게 내가 해 줄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았다. 손이
더 단단하게 맞물리도록 나는 손가락을 구부려서 그의 손바닥 안쪽을 맞잡았
다. 산악인들이 서로를 구조할 때,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을 끌어 올릴 때
잡는 것처럼.